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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ading 독서 [에세이,소설,시,사설]

슬픈외국어

페112
내가 1952년에 미국에 있었다면 무슨일이 있어도 뉴욕에 가서  클리포드 브라운의 라이브 연주를 들었을 것이다.
1960년에 미국에 있었다면 역시 존 콜트레인과 캐논볼, 빌 에반스가 가세한 마일즈 데이비스 섹스텟의 연주를 무슨일이 있었도
들었을 것이다. 멀다느니 귀찮다느니 졸립다느니 공기가 나쁘다느니 하는 불평 따위는 늘어놓지 않았을 것이다.
그렇다고 새로운 재즈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. 새로운 재즈도 듣고 있으면 즐겁고 역시 재즈는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.
하지만 거기에는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드는 그 무엇이 없다. 지금 여기에서 뭔가가 생기려고 한다는 흥분이 없다.
나로서는 그런 것에, 지난날의 열기에 대한 기억만으로 지탱되고 있는 듯한 것에 흥미를 가질 수 없을 뿐이다.
테 : 대학로에 놀러를 가면 재즈바에 가보곤 했다. 칵테일인지 럼주 같은거를 한잔 시키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
형이랑 친구들이랑 왕왕 가서 재즈를 듣곤했다. 멀고 귀찮고 졸립기도 했었는데 중간중간 내 마음 깊느곳을 뒤흔드는 그런 무엇이 있었는지 모른다.
요즘은 어떤 노래를 들어도 뭔가가 생기려고 한다는 흥분을 가져본 적이 잘 없다. 김건모 시인의 마을 이후로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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